어린아이가 그들을 인도하리라


 마을의 지도자 몇 명이 조언을 듣기 위해 야곱의 집을
찾아왔다. 야곱이 문을 열어 줄 때 요나는 등 뒤에 서 있었다.
 그들은 곧바로 질문에 들어갔다.
 "야곱, 우리는 지금 우리 마을을 지나가면서 구걸을 하고
있는, 집 없는 사람들의 영혼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야곱이 말했다.
 "현자들이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의
영혼과 우리 자신의 배를 생각하고 있다고. 다른 사람의 배와
우리 자신의 영혼을 생각해야 하는데도 말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다른 목소리가 물었다.
 "왜 그 사람들은 우리처럼 일을 하지 않는 걸까요?"
 "그건 그 사람 자신들이 해야 할 질문이지요."
 야곱이 대답했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에게 돈을 주게 되면 틀림없이 더 달라고
할 걸요."
 한 남자가 불평을 했다.
 "아이들 중 누가 적게 갖기를 원했습니까?"
 야곱이 물었다.
 "당신의 말투는 마치 우리가 그들보다 나을 게 없다는
식이군요."
 한 여자가 말했다.
 "그것은 우리가 더 나은 인간인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좋은 인간인가 아닌가의 문제일 뿐이지요."
 마을의 지도자가 물었다.
 "야곱, 우리가 옳은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을 당신도 알 겁니다.
이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이때 요나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우리의 머리가 길을 찾지 못하고 빙빙 돌고만 있을 때는,
우리의 가슴이 나침반이 되어 방향을 일러 주지요."
 노인 하나가 화가 나서 말했다.
 "네가 뭘 안다고 나서니? 아직도 어린애인 주제에."
 "어린아이가 그들을 인도하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야곱이 말했다.


내가 자라서 어른이 되면


 잠자리에 들기 전에 요나가 말했다.
 "야곱, 제가 자라서 어른이 되면 당신과 같은 사람이
되겠어요."
 야곱이 말했다.
 "너에게 말해 두고 싶은 게 있다. 훗날 천국에 가서 너의
삶이 심판받을 때 너는 왜 좀더 야곱처럼 되지 못했는가를 놓고
심판받지는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왜 좀더 요나 자신이 되지
못했는가를 놓고 심판받을 거야."
 "하지만 사람들이 당신을 존경하는 것처럼, 저 역시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먼저 너 자신을 존경해야만 해, 아무도 너에게 해줄 수 없는
것이 그것이니까."
 "당신이 하는 말은 쉽지가 않아요."
 요나가 피굔해서 잠들려는 목소리로 말했다.
 "인생 그 자체가 쉽지 않지."
 아이에게 담요를 덮어 주며 야곱이 말했다.
 "내가 말을 어렵게 하는 게 아니고."


다른 이에게 손을 내밀어 줄 때 우리의 영혼은 높이 들리우고


 야곱이 허리를 굽혀 잘 자라는 인사를 하려고 할 때 요나가
어른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야곱, 제가 어른이 되면 당신을 모시고 살게요."
 야곱이 요나의 손을 다독거리며 말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내가 너를 보살펴 주었듯이 언젠가는 네가
너의 아이들을 보살펴 주는 일이야."
 "그렇지만 당신은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셨어요."
 "다른 에에게 손을 내밀어 줄 때, 우리의 영혼이 높이
들리우게 되지."


혁명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라


 빵집으로 향하는 길에 야곱은 아주 심각한 얼굴을 한
젊은이를 만났다.
 "저는 세상을 변화시킬 겁니다."
 한껏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 보이며 젊은이가 말했다.
 "그건 그다지 어렵지 않아."
 빵집을 향해 걸어가면서 야곱이 말했다.
 "어렵지 않다구요?"
 젊은이가 소리쳤다.
 "당신 같으면 어떻게 할 건데요?"
 "혁명을 원한다면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게나."
 야곱이 말했다.
 "하지만 저에게는 세상이 꼭 들려 줘야 할 메시지가 있어요."
 젊은이가 주장했다.
 "선지자prophet란 말은‥‥‥"
 여전히 가던 걸음을 멈추지 않고 야곱이 말했다.
 "말하기speaking 전에before 라는 두 단어가 합쳐져서 생긴
것이지. 진정한 선지자는 하느님을 대신해서 말하는 일보다는,
그 전에 먼저 하느님의 말에 귀 기울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는 사람이라네."


이성은 그 자체가 미신일 수 있다


 어느날 대학 교수 한 사람이 빵가게로 야곱을 만나러 왔다.
그가 야곱을 찾아온 것은 오로지 평범한 빵장수보다 자기가
갖고 있는 지식이 더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였다. 두 사람은 빵집의 오븐 옆에 선 채로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훌륭한 스승들 밑에서 많은 것을 배웠소."
 그 교수가 말했다.
 "무엇을 배우셨습니까?"
 야곱이 물었다.
 "이성을 갖고 생각하는 법을 배웠소."
 교수가 대답했다.
 그러자 야곱이 말했다.
 "이성은 그 자체가 하나의 미신일 수가 있지요."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오?"
 도전하듯이 교수가 물었다.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믿을 것인가를 결정합니다. 그런 다음
우리는 우리가 믿는 것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믿음에 관한 그럴
듯한 체계를 만들곤 하지요."
 대체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고 있는 겁니까?"
 그 남자가 기분 나쁘다는 듯이 물었다.
 "내가 지금 매우 이성적이지 않습니까?"
 야곱이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