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물, 불, 식물, 동물, 인간 등 필요한 모든 것
을 만들어내는 거대한 기계이다. 만물은 각기 고유
의 용도를 가지고 있다. 과일나무를 시들게 하는 해충조차
도 어떤 쪽에서는 필요하다. 창조된 모든 것들이 자신만
의 일생과 목적과 시간과 고유의 속도와 삶의 공간을 가
진다. 이 자연 환경이 혼란해지면 그 개체의 천성도 혼란
을 겪는다. 예를 들어 강에 사는 물고기를 연못에 집어넣
어 놓으면 고기의 외부환경의 성질을 바꾸어 놓은 것이
고기의 내적인 천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먹이를 잘 준다
고 해도 강물 속의 자유는 빼앗긴 것이고 고기는 평화를
잃어버릴 것이다.
 인간의 일생은 100년 정도이다. 요행히 한 인간이 200
년을 산다고 해도 그것이 평화를 주겠는가? 산양을 들에
놓아두면 그가 누리던 평화에 어떤 영향을 주겠는가? 사
자에게 곡식을 먹이고 사슴에게 고기를 먹이면 그 성질이
어떻게 변화 하겠는가? 인간이 자신의 다리로 걷지 않고
항상 자동차와 비행기와 열차만 이용하거나 가계로 냉난
방을 시키는 집안에서만 산다면 그의 성격에 어던 영향이
미칠 것인가?
 우리는 자연의 변화에 대한 모든 결과들을 즉시 알아차
리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생명력, 육체의 에너
지, 그리고 정신력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결과들을 돌이키기 위해 우리는 더욱 더 인공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그것은 다시 우리를 엉뚱한 부정적인 상황으로
몰고 간다.
 우주적인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서 질병과 전쟁과 자연
재해를 방지하는 일이 가능할까? 대답은 불가능하다. 자
연은 부정적인 힘이 없이는 기능을 할 수 없다. 파괴는
항상 생산과 같이 다닌다. 파괴도 생산도 홀로 존재할 수
는 없다. 밤과 낮, 겨울과 여름, 파괴와 생산은 상보적
(相補的)이다.
 자연은 변화시키면 시킬 수록 찌들어 간다. 자연을 변
화시켜서 다 낫게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인간에게는 자
연을 이미 있는 상태보다 더 낫게 만들 능력이 없기 때문
이다. 온갖 유독가스들이 자동차와 동력기와 공장에서 사
용하는 기름으로부터 대기중으로 나오고 여러가지 유독
물질을 인간이 만들어 땅과 물속에 내다버림으로써 수질
이 오염된다. 증가된 인구가 공간을 메운다. 정글과 동
물, 벌레의 감소마저 자연 본래의 자기순화 과정을 파괴
한다.
 이렇게 해서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점점 멀어질수록 더
욱더 많은 고통을 겪게될 것이다. 자연은 생산과 보존과
파괴라는 고유의 순화과정을 가지고 있다. 이 과정이 있
는 그대로 받으들여질 때에만 평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