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자신이 자식들이 커서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 되라


 저녁이 되어 야곱이 빵집 문을 잠그고 있을 때 요나가 등
뒤에서 말했다.
 "야곱, 말할 게 있어요."
 두 사람은 강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머리 위에서
별들이 무리지어 무사의 모습, 곰의 모습 등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것들은 마치 검은 밤하늘의 둥근 천장을 비추는 작은 등불들
같았다.
 요나가 한숨지으며 물었다.
 "야곱, 당신도 엄마 생각이 날 때가 있나요?"
 "그럼."
 야곱이 말했다.
 "가끔씩 저는‥‥‥ 엄마 생각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어요."
 슬픈 표정으로 요나가 말했다.
 야곱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분들 쪽에서 우리를 찾아오는 것은 괜찮지 않니?"
 약간 놀란 듯이 요나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지금 우리가 엄마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엄마가 알고
계실까요?"
 "이것을 기억해야 한다."
 야곱이 말했다.
 "너의 엄마는 돌아가신 것이지 네게서 영원히 떠나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당신의 부모님은 매우 특별한 분들이셨을 것 같아요."
 요나가 말했다
 "자식들로 하여금 스스로 특별한 존재라고 느끼게 해주는
부모야말로 정말로 특별반 분들이지."
 "그럼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하다고 생각해야 하나요?"
 "아니, 누구와 비교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대해서 특별한
것이야."
 "제가 이곳에 함께 있으니까 당신은 부모의 입장이 되셔야
할 거에요.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미안해 하듯이 요나가 물었다.
 "부모의 역할에서 가장 큰 도전은, 자기 스스로가 자식들이
커더 되기를 바라는 그런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
 야곱이 말했다.
 "저 때문에 빼앗기는 많은 시간에 대해서는요?"
 "부모의 역할을 맡는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신성한 일이야.
그리고 신성한 일을 하는 사람은 '내가 이 수고를 함으로써
과연 무엇을 얻게 될 것인가?' 하는 질문으로 그 일을 시작해선
안 되지. 그보다는 '내가 무엇을 줄 준비가 되어 있을까?'로
시작해야 하지."
 "생각할수록 당신의 부모님은 정말 위대한 분들이셨을 것
같아요."
 요나가 말했다.
 요나의 가슴을 가리키며 야곱이 말했다.
 "좋은 부모란 우리들 각자에게 위대함이 있음을 알고,
그것이 밖으로 꽃피어나기를 기다릴 줄 아는 분들이야."


두려움을 떠나 보내고 자신을 껴안으라


 요나와 야곱은 생각에 잠겨 침대에 누워 있었다.
 희미한 어둠 속에서 요나가 물었다
 "야곱, 당신도 어둠을 무서워해요?"
 "우리가 어둠을 무서워하는 것이 아니라, 어둠이 우리 안에
있는 두려움을 비춰 주는 것이지."
 야곱이 말했다.
 "어둠이 어떻게 빛처럼 비춰 줄 수가 있어요?"
 "어둠은 너 자신에게 너의 두려움을 보여 준단다."
 "그럼 어둠은 일종의 함정이군요!"
 요나가 침대 위에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우리 자신이 바로 함정이지."
 야곱이 말했다.
 "어째서 그렇죠?"
 "우리 모두가 두려움으로 우리 자신을 사로 잡으니까."
 야곱이 말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 모두가 우리의 두려움을 껴안고
침대로 간다고 할 수 있다."
 "당신도 그런가요?"
 "나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침대로 우리 자신의 두려움을
껴안고 간단다. 특히 나이를 먹으면 말이다."
 "그러면 어른들은 어떻게 잠이 들 수가 있죠?"
 "다음과 같은 사실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지."
 눈을 감으면서 야곱이 말했다.
 "우리의 두려움조차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까지도


 아침 차를 마시면서 야곱과 요나는 찻잔 너머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밤 사이에 내린 서리가 유리창 네 귀퉁이에 마치
얼음으로 만든 거미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야곱."
 요나가 물었다.
 "제가 빵집에 가는 것이 모두에게 짐이 되고 있지나 않나요?"
 "우리들 중에 때로 남에게 짐이 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야곱이 대답했다.
 "당신도요?"
 "나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