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당신의 문을 두드릴 때 당신은 그에게 무엇을
드리겠습니까. 나는 나의 생명이 충만한 그릇을 그 손님
앞에 내어 놓겠습니다. 나는 결코 그를 빈손으로 돌려 보
낼 수는 없습니다.>
 타고르의 《기탄잘리》에 나오는 한 귀절이다. 인생은 왔
다 가는것이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세상에 남기고 가야
한다. 올 때에는 빈손으로 왔지만 갈 때에는 빈손으로 갈
수가 없다. 저마다 이 세상에 왔던 보람과 의미를 남겨 놓
고 가야 한다. 나의 정성과 수고로 우리 사회의 어느 부분
이 더 밝고 더 따뜻해져야 하지 않겠는가. 나 때문에 생의
기쁘을 느끼는 사람이 몇 사람이라도 새로 더 생겨야 하
지 않겠는가. 인생은 진실(眞實)을 찾는 편력(遍歷)의 길
이요, 선(善)을 지향하는 노력의 도정(道程)이다.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공자는 말하지 않았
던가.
 인생은 결코 흥겨운 향락의 놀이터가 아니다. 정성스러
운 창조의 일터다. 로마의 아우렐리우스가 말한 것처럼,
인생은 무용(舞踊)보다도 씨름과 비슷하다. 우리는 매일
싸워야 한다. 특히 내가 나하고 늘 싸워야 한다. 인생은
자아를 실현하는 사명(使命)의 장소다. 우리는 저마다 자
기의 생명을 조각하는 진지한 생의 예술가가 되어야 한
다. 생에 의의(意義)를 부여하는 것은 향락이 아니고 일이
요, 활동이다.
 <민족의 개조에 앞서 생활의 개조, 생활의 개조에 앞서
 혼(魂)의 개조.>
 춘원(春園) 이광수의 이 마을을 나는 인생으 깊은 진리라고
생각한다.
 저마다 제 혼의 개조부터 해야 한다. 너도 나도 착한 마
음을 갖는 공부를 하고 거짓말 아니 하는 수양을 해야 한
다. 남을 미워하지 않고 성실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일을 대하는 공부를 해야한다. 서로 아끼고 서로 돕는 공
부를 해야 하겠다. 개인적으로나 민족적으로나 이러한 공
부를 해야겠다. 우리의 얼굴을 아름답게 가꾸는 길은 바로
이러한 것을 성실히 행하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