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먼저 진실한 국민성을 형성하기 위해서 참을 사
랑하고 진실을 숭상하는 정신을 길러야 한다. 성실과 진의
를 생명으로 삼는 정신적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나라를 근본에서부터 바로 일으켜 세우는 길이다. 교육의
대본은 무엇이냐. 참을 배우고 참을 가르치는 일이다.
 인생의 대본인 「참」은 그 대상에 따라서 여러가지로 나
타난다. 참은 일을 대할 때에는 충성(忠誠)의 원리로 나타
나고 사람을 대할 때에는 신의(信義)의 원리로 나타난다.
충성은 대물윤리(對物倫理)의 기본이요, 신의는 대인윤리
(對人倫理)의 핵심이다.
 인간은 상관 관계의 체계 속에서 산다. 우리는 날마다 사
람을 대하고 사물을 처리한다. 인간관계의 2대 축(二大軸)
은 대인관계요, 대물관계다. 우리가 사람을 대하고 사물을
대하는 데에는 나하의 기본 윤리와 기본 태도가 있어야 한
다.
 우리는 어떠한 태도와 어떠한 마음으로 일을 처리하고
사물을 대할 것인가. 나는 충성이라고 대답한다. 자기가
맡은 일을 정성껏 감당하는 것이 충성이다. 되는 대로 하
고 아무렇게나 처리하고 무책임하게 다루는 것은 불충 불
성(不忠不誠)이다. 충성은 책음 완수의 윤리다. 자기가 맡
은 일에 충성을 다해야 한다. 이것이 독 대물윤리 · 대인윤
리의 기본이요, 인생의 중요한 계명(誡命)이다.
 사람은 누구나 직업을 갖고 살아 간다. 어떤 이는 농업
에 종사하고 어떤 이는 공업에 종사한다. 업(業)을 떠나서
인간을 생각할 수 없다. 업이 없는 인생은 있을 수 없다.
인간은 일에서 보람을 찾고 생의 희열(喜悅)을 느껴야 한
다. 일을 갖지 못하는 자, 일에서 보람과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자는 인생에서 가장 불행한 자다. 일은 우리의 경
계적 생활 수단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 차원을 넘어서 사회
적 의의와 윤리적 가치를 지닌다.
 사람은 자기가 맡은 일을 다함으로써 사회 참여외 의의
를 느끼는 동시에 자기 실현의 보람을 경험한다. <괴테가
파우스트를 만든 것이 아니고 파우스트가 괴테를 만들었다>
는 말이 있다. 《파우스트》는 괴테가 평생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만든 생애의 대작이다. 그는 일심불란(一心不亂)
《파우스트》를 쓰는 데 정성과 정영을 기울였다. 하나의 완
벽한 예술작품을 만들려는 충성된 노력 속에서 괴테의 성
격은 진지해졌고, 그의 인간성은 심화(深化)했고 그의 정
신은 순수해졌다. 사물(事物)을 만드는 것은 곧 나 자신을
만드는 것이다.
 인간은 언제 성장하고 심화하는가. 높은 목적 실현(目的
實現)을 위해 자아를 인식할 때다. 높은 이상을 달성하고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서 침식을 잊고 헌신 노력할 때 우리
의 인격이 성장하고 정신이 심화한다. 위대한 사업이 위대
한 인물을 만든다. 공자는 우리에게 인생을 가장 진지하게
사는 방법으로서 발분 망식(發憤忘食)을 강조하였다. 곧
마음속에 무엇을 한 번 해 보겠다고 뜻을 세우면 그것을
실현가히 위하여 침식을 잊어야 한다. 발분 망식할 줄 아
는 자가 위대한 인물이고 성실한 인격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