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무엇일까. 사람마다 대답이 다를 게다.
다음 이야기는 인생(人生)의 깊은 진리(眞理)를 상징한다

어느날 신(神)이 천사(天使)를 불러서 지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을 세 가지 골라가지고
오라고 하였다.
천사는 지상으로 내려왔다. 그는 이 지상에서 아름다운 것을 세 가지 골랐다. 하나는 예
쁜 꽃이었다. 또 하나는 어린애의 웃음이었다. 그리고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꽃은 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중의 하나다. 아름답지 않은 꽃은 존재하지 않는다.
봄날 산비탈에 활짝 핀 진달래, 가을에 청초하게 피는 코스모스, 여름에 화사하게 피는 붉
은 장미, 겨울의 서릿발 속에 늠름하게 피어나는 동백꽃, 모두 놀라운 미(美)다.
꽃은 지상의 별이다. 모양과 빛깔과 향기가 다채롭게 한데 얽히어 자연(自然)의 가장 으
뜸가는 미의 여왕(女王)을 이룬다.
어린애의 웃음은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가, 맑은 눈으로 엄마의 얼굴을 쳐다보며 방그레
웃는 모습은 인생(人生)의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광경이다. 맑은 웃음은 하늘나라의 표
정(表情)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얼마나 아름답고 숭고한가.
천사(天使)는 예쁜 꽃과 어린애의 웃음과 어머니의 사랑을 가지고 시장을 떠나서 하나님
에게로 갔다. 천국(天國)에 가는데 긴 세월이 걸렸다. 천사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세 가지를 신(神)앞에 내어 놓았다.
예쁜 꽃은 이미 시들어져서 추하게 되고 말았다. 어린애의 웃음도 몇 해가 지나는 사이
에 아름다운 모습을 모두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한결같이 변치 않고 아름다운것은 어
머니의 사랑이었다. 신은 시장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서 어머니의 사랑을 받아들였다.
이 우화(寓話)속에는 인생(人生)의 깊은 진리가 담겨 있다. 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
운 것은 어머니의 사랑이다.
사람의 사랑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친구지간의 우정, 젊은 남녀간의 사랑, 형제자매지간
의 동기애(同氣愛), 부부의 사랑, 사제(師弟)지간의 사랑, 이웃과 동표에 대한 사랑, 또
하나님에 대한 사랑, 그 어느 사랑인들 고맙고 아름답지 않으랴마는 어머니의 사랑은 가장
으뜸가는 사랑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주고 또 주고, 끝없이 주는 사랑이다. 받기를 바라지 않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다. 받으려고 주는 사랑이 아니다. 그저 자꾸만 주는 사랑이다.
샘터의 샘물이 넘쳐서 주위에 철철 흐르듯이 어머니의 가슴속에서는 사랑의 따뜻한 빛이
한없이 솟는다. 우리는 이 사랑을 먹고 자랐다. 우리는 이 사랑의 힘으로 성장했다.
우리는 어머니의 사랑과 꼭 같은 사랑을 마음속에 그대로 지닐 수는 없다. 다만 그 사랑
을 본받고 배우고 따르도록 힘쓸 따름이다.
사랑의 나무에는 아름다운 열매가 많이 열린다. 남에게 따뜻한 말을 던지는 친절(親切)
의 열매, 남의 고로움을 측은히 여기는 동정의 열매, 남의 수고를 덜어주려는 협력(協力)
의 옆매, 높은 이상(理想)과 목적(目的)을 위해서 자기의 정성을 바치는 봉사(奉仕)의 열
매, 모두 사랑의 나무에 주렁주렁 열리는 풍성한 열매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것은 사랑이다.
사람에게서 사랑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하나에서 하나를 제(除)하면 공(空)이 된다.
인생(人生)에서 사랑을 제하면 무엇이 될까.
도산선생(島山先生)은 우리에게 사랑하기공부를 강조했다. 미움과 시기와 싸움을 누르
고 서로 친절하고 서로 돕고 서로 사랑하기를 힘쓰자는 것이다.
저마다 <훈훈한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 얼굴>을 가져 보자고 도산은 말했다.
남을 위하여 따뜻한 말을 가지자. 남에게 맑은 미소(微笑)를 던지자.
세 나라 새 민족의 새 얼굴 새 표정이 무엇일까. <훈훈한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 얼굴>이
다. 모두 그러한 얼굴, 그러한 표정(表情)의 주인공(主人公)이 되자.
저마다 가슴속에 사랑의 샘터를 파자. 저마다 마음의 밭에 사랑의 나무를 심자.
친절한 열매가 열리고 미소의 꽃이 피고 협동(協同)의 향기(香氣)가 풍기는 사랑의 나무
를 우리의 마음의 밭에 깊이 심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