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뜸이는 그리 크지 않은 조용한 소도시에서 살고 있었다.
아버지는 읍내 한 모퉁이에서 구두를 고쳐주는 신기료 장수를
하고 있었고,
어머니는 평범한 여염집 가정주부였다.
으뜸이는 학교가 끝나면 아버지의 신기료 가게에 들르곤 했다.
거기서 아버지를 도와 갈색의 빳빳한 가죽을 자르고,
해진 자리를 깁고 하며, 헌 구두를 새 구두로 탄생시키곤 했다.
으뜸이는 아버지 일을 도와 가죽을 다루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러나 진짜 재미있는 일은 따로 있었는데,
그 일은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하고 있었다.
으뜸이네 집은 읍내에서 떨어진 숲가 언덕 아래에 있었다.
집에서 멀지 않은 숲 속 빈터에 폐허가 된 절터가 하나 남아 있었다.
절터에는 무너진 담벽 하나가 있었는데,
얼마 전에 으뜸이는 이 담벽에서 우묵들어간 빈 공간을 발견했다.
담벽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나 빈 공간을 덮게처럼 완전히
가려주고 있었다.
그래서 얼핏보면 그 자리에 우묵한 공간이 있다는 것을
누구도 알 수가 없었다.

이 우묵한 공간에 으뜸이는 자기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값진 '보물' 을
집어 넣었다.
으뜸이는 속에 감춘 보물 가운데 진짜 보물이랄 수 있는것은  진주알로
알알이 엮은 목걸이였다.
이 진주 목걸이는 지난해 홍수가 났을 때 강물에 떠내려온 것을
주운 것이었다.
새와 나무가 조각된 조그마한 백단향 상자와,
놋쇠 주전자와 놋쇠 뚜껑도 그의 보물로 선정되어 그 속에 숨겨졌다.
그밖에도 두 마리의 마른 풍뎅이와 공작새의 현란한 깃털 하나도
그 속에 감추어졌다.

심심하면 으뜸이는 절터로 와서 감춰진 보물들을 꺼내 가지고 놀았다.
보물들을 늘어놓고 놀고 있으면,
지금은 가고 없는 옛 승려들의 낭랑하게 독송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혼자 앉아 온갖 상상을 하면서 보물을 가지고 노는 이 순간이
그는 가장 행복하였다.
대부분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으뜸이도 항상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다.
아버지 일을 잘못 돕는다고 꾸중을 들을 때도 있었고,
어머나 심부름을 제대로 하지 못해 게으르다고 야단을 맞는 적도 있었다.
친구의 자전거를 잠깐 탓다가 아차 실수로 넘어져 무릎을 온통 깬 일도 있었다.
게다가 으뜸이는 유난히 생각이 많고 궁리가 많았다.
장다리 꽃에 앉은 노랑나비가 어제의 그 나비인지,
아니면 그 나비와 닮은 다른 나비인지 궁금해 했다.
토끼의 눈은 왜 빨간지, 소와 젓소는 어떻게 다른지,
이다음에 자기도 신기료 장수가 될 것인지 등등......................
많은 것을 궁금하게 여겼다.

어느 날 으뜸이는 사람들이 '집회' 와 '깨달은 이' 에 관해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들이 살고 있는 마을 언덕에서 커다란 집회가 열리며,
이 집회에는 그 이름난 ' 깨달은 이'가 참석한다는 것이다.
어른들의 이야기에 으뜸이는 지난해 그 언덕에서 열렸던 똑같은 집회를 떠올렸다.
지난 해 집회에도 '깨달은 이'가 참석했고,
그의 추종자들이 사방에서 몰려와 강연을 들었었다.
하지만 으뜸이는 아버지의 일을 돕느라고 집회에 가지 못했고,
그 집회가 과연 얼마나 커다란 감동을 주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으뜸이는 이번 집회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가보리라고 다짐했다.
'깨달은 이' 의 모습을 실물로 꼭 한번 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급히 아버지의 신기료 가게로 달려갔다.

"아버지 !" 아버지 !
내일 언덕에서 굉장한 집회가 열린대요.
'깨달은 이' 라고 불리는 '자비로운 분 ' 께서 집회에 참석하신대요.
아바지! 지난 해에는 참석하지 못했으니까,
올해에는 저도 참가할 수 있지요 ? "

아버지는 깁던 구두에서 눈길을 들어 아들을 한참이나 올려다보았다.

"나도 들어서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집회는 아이들이 가서 재미있을 모임이 아니다.
가봤자 너는 그저 하픔만 하다가 졸아 버릴 거야.
그리구 이것 좀 보거라.
일감이 이렇게 밀려 있는데, 너라도 좀 도와야만 겨우 마감 안에
일을 끝낼 수가 있다. "

송곳을 집어들어 가죽에 구멍을 내며 아버지는 조개처럼 입을 꽉 닫아버렸다.

"하지만 아버지, 전 꼭 가보고 싶단 말이에요.
아버지, 전 하픔도 안하고 졸지도 않을 자신이 있어요 ! "

"그만해라 ! 더 이상 조를 것 없다.
아버지가 조수를 채용하기까지는 네가 대신 아버지 일을 도와야만 한다.
내게 수선을 부탁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가난한 사람들뿐이라서
제때 제때 수선한 구두를 돌려주어야만 한다.
그들은 여벌의 구두가 없는 가난뱅이들이라,
제때 구두를 못찾으면 일터에 맨발로 나갈 수밖에 없단 말이야.
그러니 무슨 일이 있어도 마감일을  지켜줘야 하는 거야."

그는 영리했기 때문에 아버지의 말을 충분히 알아듣고 이해했다.
으뜸이는 아버지 가게에 찾아오는 가난한 사람들의 ' 겸손한 발' 을
생각했다.
그들은 새 구두를 살 능력이 없어서 헌 구두를 몇 번이고 수선해서
신고 다니곤 했다.
하지만  으뜸이는 땅이 꺼질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에야말로 ' 깨달은 이'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데..............
그는 기가 죽고 희망이 꺾여 어른처럼 서글픈 표정을 지었다.

으뜸이처럼 가난한 10대에게 인생의 크나큰 꿈과 이상은 어울리지가 않는 모양이었다.
그가 하도 비극적인 표정을 짓는 바람에 아버지는 아들이
가엾게 생각되었다.
그래서 아들의 제의와 아버지의 의견의 중간을 선택해서
절반 가량 허락을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결정난 문제이기에 아버지는 마음을 다잡고 모른 체
구두를 깁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
늦은 저녁상을 마주하고 세 식구는 말이 없었다.
각자 자기 생각에 잠겨 내일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내일 아침까지 기워야 할 몇 켤레의 구두를 생각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내일 하기로 한 집안 대청소에 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으뜸이는 언덕에서 열릴 집회에 관해 생각했다.

이튿날 으뜸이와 아버지는 함께 집을 나섰다.
신작로에서 아버지는 가게 가는 길로,
으뜸이는 학교 가는 길로 갈라섰다.

"학교가 끝나면 딴 데로 들르지 말고 곧장 가게로 와야 한다. 알았지 ? "

아버지는 다시 한번 이르고 가게를 향해 걸어갔다.
아버지가 말하는 '딴 데'는 물론 언덕에서 열릴 집회를 가리키는 것이다.
하지만 으뜸이는 어젯밤 결심한 대로 실행할 것이다.
그것은 아버지를 돕는 사이 잠깐 핑계를 대고 언덕 위의 집회를
구경하는 것이었다.
물론 오랫동안 지켜볼 수는 없고,
그저 잠깐만 '깨달은 이'를 먼발치서 바라보고 돌아올 생각이었다.

으뜸이가 아버지 일을 웬만큼 도운 뒤 언덕으로 달려갔을 때,
아뿔싸 !
집회는 이미 파장이 되어 있었다.
언덕 위에 쳐졌던 차일도 이미 걷혔고,
그 추종자들도 벌써 떠나가고 없었다.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자비로운 분'이란 이름의 '깨달은 이'도
물론 보이지 않았다.
가슴이 무너지는 슬픔을 안고 으뜸이는 발길을 되돌렸다.
아, 아 ! 그 순간 ,
언덕 위 '자비로운 분'이란 이름의 '깨달은 이' 가 앉았음직한 자리에
무엇인가 환하게 빛을 뿜고 있는 것이 보였다 !
으뜸이는 그것을 향해 언덕을 뛰어올라갔다.
어찌나 빨리 뛰었는지 마치 날아 올라가는 것 같았다.
환한 빛을 뿜고 있는 그것은 꽃으로 엮은 목걸이였다.
'깨달은 이'가 엮은 것처럼 그 꽃목걸이는 굉장한 아름다움으로
그를 압도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들을,
가장 아름다운 배합으로,
가장 아름다운 엮음으로 만든 목걸이였다.
달콤하고 싱그러운 향기가 허공 가득 떠돌고 있었다.
그는 두 손으로 목걸이를 고이 집어 가슴에 안았다.

"이건 그 분이 내게 주신 선물이야. "

으뜸이는 꽃목걸이를 안고 절터 담벽 안의 비밀 장소로 갔다.
무성한 잡초를 헤치고 그 안에 나있는 비밀의 장소에 목걸이를
조심조심 내려 놓았다.
그리고 잡초로 잘 가려두고,
뛰어서 아버지 가게로 왔다.
아버지가 구두를 수선하며 눈이 빠지게 기다릴 터였다.
숨을 몰아쉬며 가게로 달려왔을 때 아버지는 가게 '문'을 닫고 있었다.

"어디 갔었니 ? 난 네가 집에 간 줄 알았다."

"죄송해요.아버지 ! 잠깐 바람을 쐬려고..............."

"그만둬라.어찌 됐든 좋아.
자, 집에 가자.
오늘 저녁만 다섯 켤레를 기웠단다.
이상하게 오늘 저녁엔 일이 잘 되더구나.
누군가가 꼭 도와주고 있는 것 같았어.
하루 저녁 잠깐 사이에 다섯 켤레나 깁다니..................
이젠 나두 1급 신기료 장수가 되나 보다............."

저녁상을 물린 후 아버지는 그날 번 돈을 헤아리고,
어머니는 해진 옷을 기우고 있었다.
으뜸이는 자기 방으로 가는 척 살그머니 집안을 빠져 나왓다.
그는 절터 쪽으로 살금살금 기다시피 갔다.
비밀의 장소에 숨겨 두었던 아까의 그 꽃목걸이를 조심스럽게 꺼내 들었다.
순간 어디선가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 왔다.

"나만을 위해 그 분께서 주신 특별한 선물이야."
그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왜냐하면 '자비로우신 분'이 특별 선물로 남겨준 꽃목걸이가 예사로운
꽃목걸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으뜸이 자신은 꽃목걸이를 남겨 주면서 그 '자비로우신 분'이 어떤 뜻을
전하려 했는지 알지 못했다.
그것은 으뜸이의 나이 탓인데,
아직 익지 못한 10대에게 '대단한 의미'를 설명하는 것은 무리였던 것이다.
하지만  '자비로우신 분'이 그를 위해 남긴 '특별 선물'은 나름으로
자체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 의미는 으뜸이의 앎이나 모름에 상관없이 스스로 성장하며
존재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특별 선물인 꽃목걸이의 의미 그 자체가 으뜸이를 이끌어서
안내하였다.

으뜸이는 저녁상을 물리면 잠자러 가는 체하며 절터 담벽 안에 있는 비밀의
장소로 가곤 했다.
비밀 장소에서 꽃목걸이를 꺼내서는 고요하게 앉아
바라보곤 했다.
물론 꽃들은 얼마 가지 않아 시들고 말라 버렸다.
그러나 이 특별 선물에 대한 으뜸이의 관심은 나날이 커가기만 했다.
점점 으뜸이는 눈에 띄게 달라져 갔다.
가장 큰변화는 언제나 행복하게 보인다는 점이었다.
으뜸이는 옛날보다 더 자주자주 미소를 지었다.
또한 아버지의 일을 더욱더 열심히 도우며 손님의 구두를
반짝반짝 빛나게 닦아주었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서 '신기료집 아들 으뜸이' 는
행복을 나눠 주는 아이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자기 아들이지만 으뜸이의 변화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어느 날,
저녁 밥상을 치운 후 아버지와 어머니는 단 둘이 마주 앉아
아들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여보 ! 우리 으뜸이 말이우. 개가 요새 갑자기 큰 것 같지 않수 ? "
먼저 어머니가 말했다.

"그런 것 같구려. 맨날 아이인 줄 알았는데 말이오.
신기료 일을 어찌나 잘 도와주는지 당신은 모를 거요.
이젠 내 아이라구 해서 함부로 대할 수 없을 것 같소.  허,허,허 ."

아버지는 행복한 웃음을 웃었다.
아버지가 그렇게 행복한 웃음을 웃는 것은 그다지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춘기 아이가 그렇게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다니 참 이상한 일이우.
개가 행복하게 된 것은 대체 무엇 때문이라구 생각하우 ?
우리집 가정 형편이 펴진 것도 아니고,
집안 환경으로 달라진 건 하나도 없잖수.
여전히 우린 가난뱅이 신기료꾼이고,
갠 신기료집 아들인데 말이우 ."

"..........요새 난 개한테 감사하고 있소.
개 덕분에 당신의 툴툴거리는 버릇이 고쳐진 것 같으니까.
요즘은 당신이 바가지 긁는 걸 통 볼 수가 없으니 웬 까닭인가 싶소 ."

"당신은 어떻구요.
세상 걱정 혼자 하는 양반처럼 맨날 화난 얼굴이었잖수.
한데 요새 보니 당신두 툭하면 웃음을 터뜨립디다.
그건 그렇고 말이우.
개가 밤마다 살그머니 집을 나가 어디론가 가는데,
당신은 눈치챘수 ? "

"저녁 바람 쐬러 가는 거겠지, 별다른 데 가겠소 ?
생각이 옹골진 아이니 연애하러 나다니는 것도 아닐테구..........."

"가볍게 애기하지 마슈.
어쩌다가 하룻밤도 아니구, 허구헌 날 매일 밤을 나갔다 오는데,
걱정두 안 되우 ? "

어머니는 툴툴거리는 목소리로 아버지의 아버지답지 못함을 나무랬다.
생각해 보니 그게 사실이라면  걱정해야 될 일이어서 아버지도
심각해졌다.

"허면 지금도 개가 나가구 없단 말이오 ?
아까 개 방으로 자러 가는 걸 분명히 봤는데............"

"에그...........! 답답한 양반같으니 !
개가 자러 가는 건 보고, 대문 여닫는 소리는 못 들었수?
갠 벌써 나가고 없어요.
못 미더우면 가보슈.
개 방은 비어 있을테니...................."

"개가 밤마다 어딜 가는지 알고 싶으면 몰래 뒤를 밟아 보면 될 것 아니오.
오늘은 이미 틀렸구, 내일 밤 우리 한번 뒤를 밟아 봅시다. "

그래서 아버지 어머니는 다음날 밤,
아들의 밤외출을 따라가 보기로 합의를 했다.

다음날 밤.
여느 밤처럼 으뜸이는 자기 방으로 가는 척하고 살그머니 집을 나갔다.
아들이 나가자 아버지 어머니가 잽빠르게 따라나섰다.
그들은 아들이 뜻밖에도 무너진 절터 쪽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절터 담벽에 이른 아들은 풀을 헤치고 그 속에서 무엇인가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앉아 미동도 않고 꺼낸 그것을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가만히 귀를 귀울이니 아들은 작은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 노래는
아버지 어머니가 까맣게 잊고 있던 오래된 사랑 노래였다.
너무 오래된 노래라서 아무도 부르지 않는 사랑 노래를
아들이 어떻게 해서 배우게 되었는지 이상할 뿐이었다.
그들은 아들이 무엇을 가지고 저렇게 고요하게 앉아 있는가
알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다.
아들이 가진 것은 시들고 마른 한 줄의 꽃목걸이였다.

으뜸이는 좀더 나이 든 후에 그 꽃목걸이가
'자비로우신 분'의 특별 선물일 뿐 아니라,
원래는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자기 소유의 꽃목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말하자면 그 목걸이는 본래 자기 것인데,
언제부턴가 잃어버린 채 살아왔던 것이다.
그리고 그 꽃목걸이는 '사랑의 씨앗' 이라는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잃었던 자신의 꽃목걸이를 찾아 가진 순간부터
으뜸이가 사랑을 알게 되고 사랑을 나누게 된 것은 그래서였다.

사랑을 아는 사람은 저절로 행복해지는데,
으뜸이의 '사랑의 씨앗'은 잘 자라서 행복이라는 열매를 맺게
한 것이었다.
그가 잃었던 꽃목걸이를 찾게 해준 사람은 다른 이 아닌
"깨달은 이" 였다.
그래서 "깨달은 이"는 "자비로우신 분"으로 불리기도 하는 것이다.


**으뜸이가 자신의 보물을 넣어 두고 은밀히 즐긴 비밀의 장소는
    으뜸이의 "내면의 정신세계" 입니다.
** "꽃목걸이"는  우리 모두가 본래부터 지니고 있는 "사랑의 씨앗"을
      상징합니다.
이 "사랑의 씨앗"을 깨닫게 하고, 다시 찾아내게 하고, 결국은 싹 틔워
  자라게 하는 "자비로우신 분"은 누구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