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노인이 뒤뜰에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는 것을 보
고 한 소년이 물었다.
"할아버지, 그 사과나무에 열매가 달리려면 몇 년이 걸
릴까요?"
"글쎄, 몇 십 년은 있어야 하겠지."
"할아버지, 그때까지 살아계실 자신 있으세요?"
그러자 노인이 허리를 펴면서 웃으며 말했다.
"아니, 내 나이가 몇 살인데 그때까지 살 수 있겠니? 네
가 보기에 내가 그렇게 젊게 보이니?"
그러자 그 소년이 다시 질문했다.
"그럼, 왜 힘들게 사과나무를 심고 계시는 거예요?"
노인은 빙그레 웃으면서 과거를 회상하듯 말했다.
"여기 있는 이 감나무와 밤나무, 배나무는 내가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맛있고 커다란 열매들을 주렁주렁 열고
있지.  나의 할아버지가 나를 위해 심어주셨기 때문이야.
그 덕택에 나는 이렇게 과일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것이란다.
지금 나는 우리 할아버지와 같은 일을 하고 있을 뿐이란다.
이 어린 묘목이 커서 언젠가는 반드시 맛있고 탐스런 열매를
나의 자손들에게 선물해 주지 않겠니?"


누구나 맨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 가까이 있는 지점만 바
라보면 핸들의 중심을 못 잡고 쓰러졌던 경험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등산을 하여 기암절벽에 올라섰을 때 먼 곳을 쳐다보면
시야가 확 트이고 온 세상이 다 내 것인 양 마음이
부풀어 오르지만, 발밑 바로 아래를 내려다보면 그 아찔함에
현기증을 느끼면서 자신도 모르게 공포감이 엄습해 왔던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도 이와 같습니다.
단지 한 치 앞만 보고 살아가다 보면 자칫 자그마한  일에도
조바심을 내게 되며
그것이 쌓이면 큰 일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나무는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잘못을 저지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