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자가 성자를 찾아갔다.
그는 대단히 박식하고 위대한 학자였다.
그가 성자에게 한 가지 질문을 했다.

성자가 말하기를
" 지금은 답할 수가 없소."
위대한 학자가 물었다.
"왜 대답해 주실 수 없다는 겁니까?
지금은 바쁘시기 때문인가요?"

그는 대단히 유명한 인물로 매우 존경받는 학자였다.
그런데 성자가 바쁘다는 핑계로 자신에게 시간을 내주지 않으려는 것이
몹시 기분 나빴다.

"난 수천리를 걸어 왔습니다."

당시엔 열차 같은 것이 없었으므로 먼 길을 여행한다는 건 대단히 힘든 일이었다.
그는 나쪽 먼 곳에서 성자를 만나러 그 힘든 여행을 한 터였다.

성자가 말했다.

"아니오.  그게 문제가 아니오.
시간은 충분히 있소.
그러나 당신은 지금 당장은 답을 얻을 수 없소."

학자가 물었다.
" 그게 대체 무슨 말씀입니까?"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

첫째로 뒤 집어진 항아리와 같은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에게는 아무리 답을 주어도 들어가질 않는다.
그는 어떠한 답도 받아들이질 못한다.


둘째로 바닥에 구멍이 난 항아리와 같은 사람이 있다.

항아리는 똑바로 놓여 있지만 바닥에 구멍이 나 잇다.
물을 아무리 퍼 담아도 곧 새어나간다.
그 항아리는 아무 것도 담을 수가 없다.


세째로 바닥에 구멍도 나지 않고 거꾸로 놓이지도 않았지만
오물로 가득찬 항아리와 같은 사람이다.
그 항아리에는 물론 물은 담을 수 있다.
그러나 물이 들어가는 순간 그 물은 오염되어 버린다.